2028 대입개편안 확정 (feat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내신 5등급 상대평가)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가 확정됐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으로 실시되고, 내신은 5등급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병기된 사실상의 상대평가 체제가 됩니다. 수능에서 심화수학은 제외되고, 고교 내신 중 사회·과학 융합선택 9과목은 절대평가로 평가합니다. 교육부는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시안에 지난 22일 국가교육위원회가 의결한 권고안을 반영했습니다.

 

 

2028 대입개편안 확정 (feat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내신 5등급 상대평가)

 

  2028 대입개편안 전체적인 틀

 
수능에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하는 안은 시안대로 유지됩니다. 교육부는 앞서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동일한 기준과 내용으로 평가하는 수능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선택과목 없이 모든 응시자가 같은 과목에 응시하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유불리 문제는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8 대입개편안 전체적인 틀

 2028 대입개편안 과목 변화

 

수능 선택과목으로 검토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은 국교위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포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초 교육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안도 심화수학을 제외하는 것이었습니다”라며 “그동안 너무 힘든 영역을 모든 아이에게 공부하도록 해 불필요한 사교육을 유발했는데 이런 부분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사회·과학도 1학년 범위인 공통사회·공통과학만 수능 출제범위에 들어갑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공계를 중심으로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반영하거나 대학별 고사를 강화해 학생들의 수학·과학 소양을 파악하는 대학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도 서울대 등은 수능 위주 정시모집 전형에서도 학생부 교과평가를 일부 반영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은 학생부를 통해 수험생의 심화학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학 후에도 기초교양에 대한 학습은 대학이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2028 대입개편안 과목 변화

 

 2028 대입개편안 고교내신제 변화

 

고교학점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고교 내신 평가체제는 교육부 시안대로 갑니다. 기존 9등급제를 5등급 제로 개편하고, 과목별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석차등급을 병기하는 ‘사실상의 상대평가’ 체제가 확정됐습니다. 다만 국교위 권고안을 존중해 고교 융합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 9개 과목은 석차등급을 함께 적지 않고 절대평가만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는 대입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게 학생 선택권을 확대할 방안이라고 설명했지만, 과목 수가 적고 주요 과목도 아니라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보통교과 151과목 중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융합선택과목은 9개(6%)에 불과합니다. 이들 과목은 일반선택, 진로선택과목과 달리 학습보다 실생활 응용 위주의 내용을 다뤄 대입에 중요하게 반영되지도, 수능 출제 범위와 연계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학교 교육과정에 주요 과목으로 편성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 교과는 대입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기존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총 4개의 일반선택 과목과 8개의 진로선택 과목으로 개편됐습니다. 현장에서는 이 과목들을 위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느라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융합선택과목은 아예 개설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교 현장에서는 (융합선택과목 9개가) 대학입시와 직결되지 않은 점 때문에 중요 과목으로 편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고3 교사 A씨도 “학생들에게 대학에 학업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여행지리’ 같은 융합선택과목보다 ‘사회와 문화’ 같은 다른 선택과목을 들으라고 얘기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평가 과목은 성적 부담이 여전하고, 실험과 탐구 위주 수업과 평가가 아닌 학생 변별을 위한 암기 위주의 지필평가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새 교육과정 체제에서 상대평가를 적용하기 어려운 선택과목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영어 발표와 토론’처럼 국어, 영어 과목 중 일부는 지필평가 위주로 성적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 이런 과목들까지도 상대평가를 적용하라는 것은 정부의 교육과정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융합선택과목이 개설된 학교에서는 ‘내신 부풀리기’를 위해 학생들이 융합선택으로만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장학지도를 하고 향후 교육과정 개정 시 보완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 부총리는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절대평가를 일부 과목에 한해서라도 먼저 적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에 화답한 것”이라며 “이 과정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노력하고, (절대평가를) 확대할지는 추후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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